왠만하면 이런 글을 안 쓰려고 했는데.......
살다 보면 내 마음대로 안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농촌생활에서는 풀과의 씨름도 그렇고,
곤충이며 벌레며 사람을 기준으로 해충이라 불리는 동물들과의 싸움도 만만치 않지요.
조금이라도 쉽게 이기려고 만들어 낸 것이 [농촌의 약, 농약] 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인체에 무해하게 친환경적으로 개발을 한다고 해도
생물을 죽이는 것이라서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것이니
최소한으로 사용한다면 그만큼 사람의 몸으로 작물을 보호해야 합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우리는
최대한으로 잡초매트를 깔아 풀이 나지 못하게 하고
깔 수 없는 곳은 제초제 대신에 손으로 풀을 뽑다가
풀한테 정복당하고 겨우 사용할 공간만 낫으로 베어내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작물을 괴롭히는 작은 해충들은
최소한의 방제작업을 하는데
밭에서 절대 방제 할 수 없는 해충으로 달팽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시골살이 얼마 안돼 아침 해 뜨기 전에
잡초매트 위에 이상한 곡선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보고
‘야~~누가 추상화를 그렸네’ 하고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
달팽이들이 지나다닌 흔적이라는 것을......
그런데 이 달팽이가 배추를 비롯해 연한 잎을 닥치는 대로 뜯어 먹고 다닌다는 것을 알고
처음에는 이슬이 걷히지 않은 새벽에 활동하니까
일찍 일어나 손으로 잡기도 하고,
달팽이 약이라고 주변에서 권하는 농약을 사다 뿌려도
몸집이 커서 그런지 소용없이 그늘지고 축축한 곳에는 여지없이 있는 겁니다.
잡으면서 ‘프랑스 요리 중에 달팽이 요리가 유명하다는데 이 건 요리할 수 없나?’
생각하며 열심히 잡다가 지칠 즈음
동생이 ‘유튜브에서 봤다’ 며
맥주를 희석해서 상추 밭 중간에 여기 저기 그릇을 놓았는데
다음 날 보니 정말 냄새 맡고 기어들어가 빠져 죽은 거에요.
앗싸! 했지만
개양귀비꽃이 시들어 꽃밭을 정리하면서 기겁을 했습니다.
세상에나!! 습기가 있고 썩은 뿌리쪽에 달팽이가 바글바글!!!!
그 상황을 보고
언니가 모임에서 알아온 정보라면서
달팽이 방제 약을 사온겁니다.
‘이것을 달팽이 있는 곳에 놓아 두면
물고 가 나눠 먹으면서 싹 다 죽는다’ 고...
.왠 걸요. 넓은 밭, 꽃밭 어디에 놓을 것이며
다른 풀밭에 있다가 오는 달팽이를 어찌 다 죽일 수 있답니까.
그냥 항복하고 지내는데
초 가을인데도 폭염으로 심은 배추가 말라 버려
다시 모종을 사다가 심느라
판매상에 모종이 떨어지는 사태가 되니
달팽이도 껍질만 남고 다 죽어버리는 겁니다.
역시 해결책은 태양 이었어요.
[나그네의 옷을 벗긴 위대한 태양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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