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귀촌 3년차.
뒤돌아 보니 매우 잘 한 일이 풍물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년을 절반으로 쪼개 6개월은 농번기,
6개월은 농한기 라고 생각되는데
겨울 김장이 끝나고 한 넉달은 시골 농삿 일이 없답니다.
'농한기의 무료함을 달래 줄 흥겨운게 뭐가 있을까' 살피다가
주민자치프로그램을 검색하게 됐는데
정말 신나는 게 많더군요.
우리는 서수면 행정복지센터의 주민자치프로그램으로
풍물반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귀촌 3년이 안된 올해 1월 초 찾아 간 일명 서수면사무소는
새로 지어진지 반년 밖에 안된 건물이라서
첫 인상이 매우 깨끗하고 좋았습니다.
학습 장소인 강당 안에는 각종 사물 도구들이
진열장 속을 가득 채우고 있어 벌써 가슴이 두근 거리는데
기존 회원들이 어찌나 친절하게 반겨 주든지 어색함 없이 자연스레 섞일 수 있었습니다.
매주 화, 목요일 오후 6:30~8:30까지 활동하는데
신입생들을 위해 양일상 강사님은 1시간을 더 할애해서
5:30부터 기초반 보충을 합니다.
우리가 갔을 때 기초반이 2명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6명이 일찍부터 배운다고 와서 북적거리니 다른 기존 회원들도 일찍 오기 시작하더군요.
기초반 이후 수업은 1교시에는 앉아서 가락연습을 하고(앉은 반),
장구 뿐만이 아니라 꽹과리, 북, 징 수업을 해서 본인한테 제일 잘 맞는 악기를 찾는 과정도 있답니다.
2교시에는 서서 풍물패(선반) 공연 연습을 합니다.
저녁을 먹지 못하고 바로 퇴근한 회원도 있고
강사님도 보충수업까지 3시간을 수업하니 중간 쉬는 시간에는
간식을 먹으며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여느 프로그램과는 다른 가족같은 분위기랍니다.
강사님의 가르침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서
처음에는 따라가기 힘들었지만 배우려고 스스로 찾아온 만큼
악보를 외우고 열심히 참여해서 9개월차인 지금은 조금 한 숨을 돌리고 있는데
우리보다 늦게온 신입생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우리 실력이 확실히 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더군요.
서수풍물단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이 주민자치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
(물론 고급반 몇명에 한하기는 하지만)
얼마전에 익산 국악대전에서 설장고 솔로부문에서 최우수상, 우수상을 수상하고,
합동공연부문 우수상을 수상하여 회원들이 축하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시작한지 9개월동안 몇차례 공연에 참여했는데
3월 초 웅포에서 시산제를 한다고 초청이 돼서 언니하고 같이 참여했고,
5월 초파일 전 길놀이에서 밤에 추워 덜덜 떨면서도 길놀이 시작하니
시민들 환호 속에 신나게 풍물패 공연을 한 것이 생각납니다.
초파일에는 상주사에서 공연을 하고
5월 마지막 주, 우리 집에서 합동 전시회를 할 때
풍물단을 초청해서 우리도 그 속에 섞여 흥을 돋구었습니다.
1년의 행사가 거의 5월과 10월에 있는데
얼마 후 10월에는 대 여섯 개의 행사 계획이 잡혀있어
수업시간에 그 어느 프로그램보다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답니다.
꽹과리 징 장구 북소리를 들으면
저절로 어깨가 들썩거려지는
우리 가락을 사랑하고 흥겨운 삶을 살고 싶으신 분들
모두 모두 댓글로 문의해주시고 서수 풍물단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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